삼상 24:8-22

24:8 그 후에 다윗도 일어나 굴에서 나가 사울의 뒤에서 외쳐 이르되 내 주 왕이여 하매 사울이 돌아보는지라 다윗이 땅에 엎드려 절하고 24:9 다윗이 사울에게 이르되 보소서 다윗이 왕을 해하려 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왕은 어찌하여 들으시나이까 24:10 오늘 여호와께서 굴에서 왕을 내 손에 넘기신 것을 왕이 아셨을 것이니이다 어떤 사람이 나를 권하여 왕을 죽이라 하였으나 내가 왕을 아껴 말하기를 나는 내 손을 들어 내 주를 해하지 아니하리니 그는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이기 때문이라 하였나이다 24:11 내 아버지여 보소서 내 손에 있는 왕의 옷자락을 보소서 내가 왕을 죽이지 아니하고 겉옷 자락만 베었은즉 내 손에 악이나 죄과가 없는 줄을 오늘 아실지니이다 왕은 내 생명을 찾아 해하려 하시나 나는 왕에게 범죄한 일이 없나이다 24:12 여호와께서는 나와 왕 사이를 판단하사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왕에게 보복하시려니와 내 손으로는 왕을 해하지 않겠나이다 24:13 옛 속담에 말하기를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 하였으니 내 손이 왕을 해하지 아니하리이다 24:14 이스라엘 왕이 누구를 따라 나왔으며 누구의 뒤를 쫓나이까 죽은 개나 벼룩을 쫓음이니이다 24:15 그런즉 여호와께서 재판장이 되어 나와 왕 사이에 심판하사 나의 사정을 살펴 억울함을 풀어 주시고 나를 왕의 손에서 건지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니라 24:16 다윗이 사울에게 이같이 말하기를 마치매 사울이 이르되 내 아들 다윗아 이것이 네 목소리냐 하고 소리를 높여 울며 24:17 다윗에게 이르되 나는 너를 학대하되 너는 나를 선대하니 너는 나보다 의롭도다 24:18 네가 나 선대한 것을 오늘 나타냈나니 여호와께서 나를 네 손에 넘기셨으나 네가 나를 죽이지 아니하였도다 24:19 사람이 그의 원수를 만나면 그를 평안히 가게 하겠느냐 네가 오늘 내게 행한 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서 네게 선으로 갚으시기를 원하노라 24:20 보라 나는 네가 반드시 왕이 될 것을 알고 이스라엘 나라가 네 손에 견고히 설 것을 아노니 24:21 그런즉 너는 내 후손을 끊지 아니하며 내 아버지의 집에서 내 이름을 멸하지 아니할 것을 이제 여호와의 이름으로 내게 맹세하라 하니라 24:22 다윗이 사울에게 맹세하매 사울은 집으로 돌아가고 다윗과 그의 사람들은 요새로 올라가니라



사울은 다윗을 죽이려고 쫓아 다녔지만
다윗은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그냥 살려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사울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
다윗은 원수를 은혜로 갚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도 다윗처럼 ‘원수를 사랑하자’,
‘선으로 악을 갚는 사람이 되자’라고 말합니다.
좋은 말이고, 훌륭한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말에는 ‘인간 중심’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본문처럼 성경에서 인간의 선한 행위를 언급하는 것을 가지고
그 사람을 본받아서 선한 행위를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것처럼 받아들입니다.
즉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고,
신자다워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심을 하나님께 두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것의 차이가
너무나 다르다고 하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다윗은
자기가 숨어 있는 굴에
제 발로 들어온 사울을 단번에 죽임으로써
‘고생 끝 행복 시작’이 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사울이 굴에서 나가자
그 뒤에 서서
굴에서 벤 사울의 옷자락을 보여주며
“나는 당신을 죽일 수 있었지만 죽이지 않았다”고 외쳤습니다.

9절~15절 말씀입니다.
“9 다윗이 사울에게 이르되 보소서 다윗이 왕을 해하려 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을 왕은 어찌하여 들으시나이까 10 오늘 여호와께서 굴에서 왕을 내 손에 넘기신 것을 왕이 아셨을 것이니이다 어떤 사람이 나를 권하여 왕을 죽이라 하였으나 내가 왕을 아껴 말하기를 나는 내 손을 들어 내 주를 해하지 아니하리니 그는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이기 때문이라 하였나이다
11 내 아버지여 보소서 내 손에 있는 왕의 옷자락을 보소서 내가 왕을 죽이지 아니하고 겉옷 자락만 베었은즉 내 손에 악이나 죄과가 없는 줄을 오늘 아실지니이다 왕은 내 생명을 찾아 해하려 하시나 나는 왕에게 범죄한 일이 없나이다 12 여호와께서는 나와 왕 사이를 판단하사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왕에게 보복하시려니와 내 손으로는 왕을 해하지 않겠나이다 13 옛 속담에 말하기를 악은 악인에게서 난다 하였으니 내 손이 왕을 해하지 아니하리이다 14 이스라엘 왕이 누구를 따라 나왔으며 누구의 뒤를 쫓나이까 죽은 개나 벼룩을 쫓음이니이다 15 그런즉 여호와께서 재판장이 되어 나와 왕 사이에 심판하사 나의 사정을 살펴 억울함을 풀어 주시고 나를 왕의 손에서 건지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니라”.

이 이야기에서 다윗은
자신과 사울의 사이에
여호와를 개입시킵니다.
여호와를 개입시킴으로써
‘판단은 여호와가 하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다윗이 스스로
사울을 악하다고 판단하고 그에게 보복을 했다면,
그것은 인생의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의 인생에
여호와를 개입시킵니다.
그리고
사울과의 관계에
여호와를 개입시킵니다.

모든 일에
여호와를 개입시키니까
보복이나 판단은 자신의 몫이 아니고
자기가 할 일이 아님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여호와께서 왕에게 보복하신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왕에게 보복하실 것이니 내 손으로는 왕을 해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여호와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다윗의 사람들은
굴에 들어온 사울을 보고
다윗에게
“하나님이 사울을 당신에게 붙이신 것입니다.
이 기회에 사울을 죽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인간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간이 중심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을 이롭게 하는 쪽으로 일이 잘 풀리게 되면
하나님의 뜻이라고 판단해 버리는 것입니다.

인생의 중심에 자기 자신을 두고
하나님은 자신을 돕는 분으로 여기고
하나님을 자기 옆에서 보조하시는 분으로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중심으로 사는 사람은
자신이 주체가 아니라
하나님을 주체로 여기기 때문에
자기의 모든 것을 여호와께 맡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자다운 모습이고
진심으로 하나님을 알고 경외하는 믿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윗이 사울을 살려준 것은
다윗의 인격이 훌륭해서도 아니고 성품이 좋아서도 아닙니다.
다윗은 자신과 사울의 일에
하나님을 개입시켰습니다.
그럴 때 내려진 결론은
‘하나님이 판단하시고 보복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다윗은 자신을
심판자, 보복자의 위치에 두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다윗의 선함이었습니다.

자기 인생에
하나님을 개입시켰을 때 내려지는 결론은
‘모든 일은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 결과가 나한테 불리하게 된다고 해도
하나님은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모든 것이 나에게 선이 되어질 것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것이
진정으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맡기며 살아가는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의 사람에 의해서
하나님이 세상에 증거 되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믿음의 강한 모습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떻게 살아갑니까?
인생에 하나님을 개입시키지만
여전히 내가 주체가 되어 있지는 않습니까?
그리고 하나님에 대해서는
나의 일을 유리하게 만들어 주고
나를 도와주는 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것이 다윗과 우리의 다른 점입니다.

사울을 죽이지 않은 다윗의 행위는
인격이나 윤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긴 믿음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나님이 살아 계시니
자신은 심판자로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나아가서
여기에는 자기 인생에 대한 또 다른 이해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내 인생을 하나님이 책임지신다면
인생은 내 것이 아니라는 시각입니다.
이것은 신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각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분노하게 되고 원망하게 될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내 것이라고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생에 하나님을 개입시킨다면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고
내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만물의 주인이십니다.
나의 주인도 내가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그런데도 내가 나의 주인으로 행세했다면
그것은 내가 하나님을 무시하는 자로 살았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주인이 오면
주인 행세를 하던 사람은 뒤로 물러나야 합니다.
인생에 하나님을 개입시키는 것은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하는 것이며
내 것은 없기 때문에
그것이 잘되든지 못되든지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순종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자에게 중요한 것은
인생이 잘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만 의지하고 믿는 자로 사는 것입니다.
신자다운 모습을 갖춤으로써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고 증거하는 자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자의 본분입니다.

14절에서 다윗은
“이스라엘 왕이 누구를 따라 나왔으며 누구를 쫓나이까 죽은 개나 벼룩을 쫓음이니이다”라고 말합니다.
이스라엘 왕은 사울입니다.
사울이 따라 나온 자는 다윗입니다.
사울 왕이 죽은 개나 벼룩을 쫓았다고 말합니다.
다윗은 자신을 죽은 개와 벼룩으로 비유했습니다.
자신을 전혀 가치 없고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말하면서
왜 왕이 그런 상대할 가치조차 없는 자신을 쫓아다니느냐는  것입니다.

결국 다윗이 사울에게 하는 말은
아무것도 아닌 자신을 쫓기보다는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다윗은 모든 주체를 하나님께 두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재판장이 되셔서 판단하시고 보복하실 것임을 알기 때문에
자신이 복수자로 나서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하나님께 맡겨 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다윗의 말을 들은 사울은 울면서 말합니다.
“나는 너를 학대하되 너는 나를 선대하니 너는 나보다 의롭도다.”(17절)
마치 사울이 자기 잘못에 대해 뉘우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사울은 다윗의 말을 듣고
일시적인 감정의 변화 때문에 운 것이지
진정으로 자신의 악에 대해 깨달은 울음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나중에 또 다시 다윗을 죽이려고 쫓아다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사울은
너는 의롭고 나는 악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너는 나보다 의롭다고 말합니다.

나보다 의롭다는 말은
다윗이 자기보다 조금 더 낫다는 말입니다.
즉 자기는 다윗을 죽이려고 하는데 다윗은 자신을 살려준 것에서
다윗이 자기보다 좀 더 관대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을 중심으로 서로 비교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비교할 때는
행동이나 성품 등과 같은 것들을 비교함으로써 누가 좀 더 나은 사람인가 판단합니다.
행동이 좀 더 선하고, 성품이 좀 더 부드럽고 관대할 때
더 나은 사람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보다 낫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끝까지 자기의 죄인됨을 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하나님을 중심으로 했을 때는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죄인에 불과한 것입니다.

19절에
“사람이 그 원수를 만나면 그를 평안히 가게 하겠느냐 네가 오늘날 내게 행한 일을 인하여 여호와께서 네게 선으로 갚으시기를 원하노라”고 말합니다.
사울은 다윗의 선한 행위에 대해서 하나님이 갚으실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울은 여전히 자신의 죄를 보지 않고 있습니다.

사울이 다윗을 칭찬하는 것은 믿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울이 다윗에게서 믿음을 보았다면
상대적으로 믿음이 없는 자기 자신을 보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너는 나보다 낫다’는 말을 하기보다는
‘너는 의롭고 나는 악하다’는 말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울은 자신에게 잘해준 다윗을 칭찬하는 것이 전부일 뿐입니다.
이것이 곧 자신이 주체가 되어 있고 중심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에게 잘해주면
고마움을 느끼고 그를 칭찬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칭찬하시고 의롭다고 하시는 것은
사람에게 잘 대해주는 것이 기준이 아니라
인생의 중심에 하나님을 두고 살아가느냐가 기준입니다.

사울은 다윗이 반드시 왕이 될 것을 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나라가 다윗의 손에 견고히 설 것도 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너는 내 후손을 끊지 아니하며 내 아비의 집에서 내 이름을 멸하지 아니할 것을 이제 여호와로 내게 맹세하라”(21절)고 말합니다.
사울은 끝까지 자기 집안을 보존하고자 하는 욕망을 보여줍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자기 모습은 전혀 보지 않고
오직 자신의 것만 지키려고 합니다.

다윗과 사울의 다른 점은 성품 차이가 아닙니다.

이들의 다른 점은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것의 차이였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자신은 뒤로 물러나는 것과
자기가 중심이 되어서 자기 것을 지키고자 하는 집착의 차이였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주인이시고 왕이시고 모든 것을 다스리시는 분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하나님이 책임지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상황 속에 있든지
우리 인생의 주인이신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살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인생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세상에 알리고 증거하는 것입니다.

신자는 그런 역할을 감당해야 할 존재로 부름 받은 것입니다.
그런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 하나님의 백성이고 쓸모 있는 신자입니다.